
물질주의를 비판한 클린턴 부부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힐러리 클린턴의 말과 클린턴 부부의 돈의 흐름
정치인의 도덕성을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닙니다. 돈의 흐름입니다. 무엇을 비판했는가보다,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었고 누구와 연결되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그녀는 물질주의와 소비주의가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약화시킨다고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러나 "클린턴 부부"가 백악관을 떠난 뒤 실제로 보여준 삶은 그 말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책 계약, 고액 강연료, 고가 주택, 재단 네트워크, 금융권과 대기업 행사에서 나온 돈이 클린턴 부부의 새로운 부를 만들었습니다.
이 글의 핵심은 힐러리 클린턴이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부자가 되는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녀가 소비주의와 물질주의를 비판하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실제로는 미국 정치권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권력과 명성을 돈으로 전환한 인물 중 하나였다는 점입니다.
1. 힐러리 클린턴은 소비자 중심 문화를 비판했다
1998년 2월 2일, 힐러리 클린턴은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에서 연설했습니다. 이 연설에서 그녀는 미국 문화와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메시지를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녀는 “consumer-driven culture”, 즉 소비자 중심 문화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가치와 윤리를 조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발언은 중요합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단순히 개인의 과소비를 비판한 것이 아닙니다. 그녀는 소비주의가 민주주의의 윤리적 기반까지 약화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즉, 물질주의와 소비주의를 단순한 생활양식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공동체의 문제로 본 것입니다.
이런 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소비주의가 공동체를 약화시키고, 인간관계를 시장의 논리로 바꾸고, 민주주의를 얕은 욕망의 경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비판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말을 한 사람이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가입니다.
2. 백악관을 떠날 무렵, 책 계약이 시작되었다
2000년 12월, 힐러리 클린턴은 Simon & Schuster와 회고록 계약을 맺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선인세는 800만 달러였습니다. 당시 현직 또는 당선직 정치인의 책 계약으로는 매우 큰 규모였습니다.
곧이어 빌 클린턴도 퇴임 후 회고록 계약을 맺었습니다. CBS 보도에 따르면 빌 클린턴의 회고록 계약은 1,000만 달러를 넘는 규모였습니다. 즉, 클린턴 부부는 백악관을 떠나는 전후 시점부터 이미 정치적 명성과 권력을 거대한 출판 수입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보아야 할 것은 책을 썼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전직 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가 회고록을 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규모입니다. 클린턴 부부의 정치적 브랜드는 퇴임 직후 수천만 달러급 자산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물질주의와 소비주의를 비판한 정치인이, 실제로는 정치적 명성을 시장에서 매우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 것입니다.
3. 주택 구입도 이어졌다
CBS 보도는 클린턴 부부가 Chappaqua의 170만 달러 주택과 Washington의 400만 달러 주택을 구입했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습니다. 이것 역시 불법도 아니고, 그 자체로 비난할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소비자 중심 문화"와 "물질주의"를 비판하던 언어와 나란히 놓으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클린턴 부부는 공직을 떠나면서 곧바로 출판 계약, 고가 주택, 고액 강연 시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들의 삶은 반물질주의적 삶이 아니라, 미국 정치 엘리트가 물질적 보상체계 안에서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지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의 모순은 바로 여기서 드러납니다. 그녀는 물질주의를 비판하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와 남편은 그 물질주의적 보상체계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4. 빌 클린턴의 강연료는 6년 동안 거의 4천만 달러였다
2007년 워싱턴포스트는 빌 클린턴이 퇴임 후 6년 동안 강연료로 거의 4천만 달러를 벌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수치는 힐러리 클린턴의 재정공개 자료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이 강연료는 단순한 강연 수입이 아닙니다. 전직 대통령의 이름, 클린턴이라는 정치 브랜드, 힐러리 클린턴의 정치적 미래, 클린턴 재단의 국제 네트워크가 함께 만든 시장이었습니다.
정치권에서 물러난 사람이 자기 경험을 강연하고 돈을 버는 것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클린턴 부부가 계속해서 중산층, 불평등, 공공선, 민주주의, 공동체를 말하면서 동시에 고액 강연 시장의 최상층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월가와 대기업, 국제회의, 각종 단체가 전직 대통령에게 수십만 달러를 주고 강연을 듣는 구조는 평범한 시민의 세계가 아닙니다. 그것은 권력과 돈이 만나는 엘리트 시장입니다. 클린턴 부부는 바로 그 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벌었습니다.
5. 강연료와 재단 네트워크는 서로 얽혀 있었다
2015년 워싱턴포스트는 빌 클린턴이 2001년부터 2013년 사이 받은 전체 강연료 가운데 적어도 2,600만 달러가 클린턴 재단의 주요 기부자이기도 한 기업과 조직에서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대목은 중요합니다. 클린턴 부부의 부는 단순히 개인적 강연 능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강연료"와 재단, 기업 후원자, 정치적 접근권, 국제 네트워크가 서로 얽혀 있었습니다.
이것이 현대 진보 엘리트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공익, 자선, 글로벌 보건, 여성, 개발, 기후, 민주주의 같은 언어가 사용됩니다. 그러나 그 주변에는 고액 강연료, 재단 기부자, 기업 후원자, 정치적 영향력, 접근권이 함께 움직입니다.
겉으로는 공공선입니다. 그러나 돈의 흐름을 보면 공공선과 사적 부, 자선과 영향력, 명분과 네트워크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6. “Dead broke” 발언이 왜 문제가 되었나
2014년 힐러리 클린턴은 ABC 인터뷰에서 자신과 빌 클린턴이 백악관을 떠날 때 “dead broke”였고 빚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법률비용 때문에 큰 부채가 있었고, 그래서 열심히 일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률비용 때문에 실제 부채가 있었다는 설명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발언이 큰 비판을 받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일반 시민이 보기에는 "dead broke"라는 말과 클린턴 부부의 실제 삶이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백악관 퇴임 전후로 힐러리는 800만 달러 회고록 계약을 맺었습니다. 빌 클린턴은 1,000만 달러가 넘는 회고록 계약을 맺었습니다. 클린턴 부부는 고가 주택을 구입했습니다. 빌 클린턴은 퇴임 후 강연료로 수천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자신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처럼 설명하자, 많은 사람은 그 말을 평범한 사람의 언어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닙니다. 엘리트 정치인이 자기 삶을 일반 시민의 고통에 맞춰 포장하려 할 때 생기는 부조화입니다.
7. 이후에도 강연료와 책 인세는 계속되었다
2015년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여러 언론은 클린턴 부부가 2014년 이후 16개월 동안 강연료와 책 인세로 3천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고 보도했습니다. Vanity Fair는 두 사람이 2014년 이후 104회의 강연으로 2,500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평균 강연료가 24만 달러를 넘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수치는 힐러리 클린턴의 정치적 이미지와 충돌했습니다. 그녀는 대선 후보로서 중산층, 불평등, 평범한 미국인의 삶을 말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평범한 미국인과는 전혀 다른 보상체계 안에 있었습니다.
한 번의 강연으로 일반 가정의 몇 년치 소득을 버는 사람이 중산층의 고통을 말할 때, 그 말은 당연히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8. 클린턴 사례의 핵심은 위선보다 구조다
힐러리 클린턴을 단순히 “위선자”라고만 부르면 글이 약해집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구조입니다.
현대 진보 엘리트는 도덕적 언어를 사용합니다. 약자, 여성, 아이들, 중산층, 민주주의, 인권, 공동체, 정의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 언어는 종종 엘리트 네트워크 안에서 돈과 영향력으로 바뀝니다.
클린턴 부부의 경우 그 구조가 매우 선명합니다.
- 정치적 명성은 책 계약이 되었습니다.
- 전직 대통령의 지위는 고액 강연료가 되었습니다.
- 공익재단은 국제 네트워크가 되었습니다.
- 기업과 후원자는 접근권을 얻었습니다.
- 공공선의 언어는 사적 부와 정치적 영향력을 감싸는 포장지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힐러리 클린턴 사례의 핵심입니다. 그녀가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보다, 그녀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부자가 되었는가가 중요합니다.
9. 말은 반물질주의, 삶은 물질주의의 정점
힐러리 클린턴은 소비자 중심 문화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클린턴 부부의 퇴임 후 삶은 미국 정치권에서 소비자 중심 문화와 명성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되었습니다.
- 그들의 이름은 상품이 되었습니다.
- 그들의 경험은 책 계약이 되었습니다.
- 그들의 정치적 접근권은 강연료가 되었습니다.
- 그들의 재단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되었습니다.
- 그들의 도덕 언어는 정치적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반물질주의가 아닙니다. 이것은 물질주의를 비판하는 언어까지 물질적 자산으로 바꾼 사례입니다.
결론: 정치인의 말보다 돈의 흐름을 보아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의 사례는 정치인을 평가할 때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 그가 무엇을 말했는가보다, 그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 그가 무엇을 비판했는가보다, 그가 어디서 돈을 벌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 그가 누구를 위한다는 말했는가보다, 실제 돈이 누구와 누구 사이에서 움직였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힐러리 클린턴의 문제는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물질주의와 소비주의를 비판하는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실제로는 권력과 명성을 돈으로 바꾸는 엘리트 보상체계의 가장 성공적인 수혜자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말은 공동체와 반물질주의를 향했습니다. 그러나 돈은 책 계약, 고액 강연료, 고가 주택, 재단 네트워크, 엘리트 후원자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이 차이를 보아야 합니다. 정치인의 도덕성은 말이 아니라 돈의 흐름에서 드러납니다.
참고 자료
- Hillary Rodham Clinton. “Annual Meeting of the World Economic Forum.” Office of the First Lady, White House Archives, February 2, 1998.
— 힐러리 클린턴이 “consumer-driven culture”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가치와 윤리를 조장한다고 말한 1차 자료. - “Hillary Clinton Will Be Paid $8 Million for Memoir.” Los Angeles Times, December 16, 2000.
— 힐러리 클린턴의 800만 달러 회고록 계약 보도. - “Some Cite Potential Conflict of Hillary Book.” ABC News, December 16, 2000.
— 힐러리 클린턴의 800만 달러 책 계약 규모와 이해충돌 논란을 다룬 보도. - “Clinton Signs Record Book Deal.” CBS News, August 6, 2001.
— 빌 클린턴의 회고록 계약, 힐러리의 회고록 계약, Chappaqua 및 Washington 주택 구입 내용을 다룬 보도. - Solomon, John, and Matthew Mosk. “For Clinton, New Wealth in Speeches: Fees in 6 Years Total Nearly $40 Million.” The Washington Post, February 22, 2007.
— 빌 클린턴이 퇴임 후 6년 동안 강연료로 거의 4천만 달러를 벌었다는 보도. - Rucker, Philip, Matea Gold, and Rosalind S. Helderman. “How the Clintons Went from ‘Dead Broke’ to Rich: Bill Earned $104.9 Million for Speeches.” The Washington Post, June 26, 2014.
— 빌 클린턴이 2001~2013년 542회 강연으로 1억 490만 달러를 벌었다는 분석 기사. - Helderman, Rosalind S., and Tom Hamburger. “For Clintons, Speech Income Shows How Their Wealth Is Intertwined with Charity.” The Washington Post, April 22, 2015.
— 빌 클린턴의 강연료 중 적어도 2,600만 달러가 클린턴 재단 주요 기부자이기도 한 기업과 조직에서 나왔다는 분석 기사. - Kreutz, Liz. “Hillary Clinton: Post-White House Debt Made Us Work Hard.” ABC News, June 9, 2014.
— 힐러리 클린턴의 “dead broke and in debt” 발언 관련 보도. - Miller, Zeke J. “Hillary Clinton Revises Financial Status from ‘Dead Broke’ to ‘Obviously Blessed.’” Time, June 10, 2014.
— “dead broke” 발언 이후 힐러리가 자신들의 처지를 “obviously blessed”라고 수정한 내용의 보도. - “Bill & Hillary Clinton Earn $25 Million: Does That Matter Politically?” The Christian Science Monitor, May 16, 2015.
— 클린턴 부부가 2014년 이후 16개월 동안 강연료와 책 인세로 3천만 달러 이상 벌었다는 보도. - Wallace-Wells, Benjamin. “Hillary Clinton and the Populist Revolt.” The New Yorker, October 24, 2016.
— 클린턴주의, 민주당 엘리트화, 대중주의 반발을 해석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장문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