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캘리포니아는 미국 민주당의 미래처럼 보였습니다. 다양성, 이민, 실리콘밸리, 할리우드, 기후정책, 대도시 행정, 성소수자 권리, 문화산업, 고학력 전문직 정치가 모두 그곳에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미국의 미래를 말할 때, 캘리포니아는 거의 상징처럼 등장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와 에릭 가세티는 바로 그 캘리포니아 민주당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인물들이었습니다.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 정치 생태계에서 성장했습니다. 가세티는 로스앤젤레스 도시 엘리트 정치의 산물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도시에서 출발했지만,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둘 다 다문화적 배경을 가졌고, 세련된 이미지를 갖췄으며, 전국 정치에 어울리는 민주당의 새로운 얼굴처럼 보였습니다.
해리스는 흑인·인도계 여성 정치인으로서 상징성이 컸습니다. 검사,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상원의원, 부통령이라는 경력도 화려했습니다. 가세티는 유대계와 멕시코계 배경을 가진 LA 시장이었고, 컬럼비아대와 옥스퍼드를 거친 로즈 장학생이었습니다. 할리우드 인맥, 스마트시티, 기후정책, 도시 혁신의 언어까지 갖고 있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그는 한때 “진보적 업적”을 가진 대도시 시장으로 주목받았고,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부통령 후보군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두 사람은 민주당의 미래였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보면, 두 사람은 캘리포니아 기계정치의 한계도 함께 보여줍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의 차이
해리스와 가세티는 같은 캘리포니아 민주당 정치인이지만, 같은 방식으로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해리스의 배경은 샌프란시스코 정치권에 가깝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작은 도시이지만, 캘리포니아 민주당의 핵심 권력자들이 얽힌 정치적 생태계입니다. 지역 검사, 시청, 주정부, 당내 인맥, 후원 네트워크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세티의 무대는 로스앤젤레스였습니다. LA는 샌프란시스코보다 훨씬 크고, 더 화려하며, 더 복잡한 도시입니다. 이곳의 정치기계는 할리우드, 부동산 개발, 도시 인허가, 비영리단체, 기후정책, 인프라 프로젝트와 결합되어 있었습니다. 자료가 말하듯, 가세티의 정치는 “레이밴을 쓴 태머니 홀”처럼 보입니다.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하지만, 본질은 권력을 돈과 접근권으로 바꾸는 장치였습니다.
따라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도시 기계의 산물입니다.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의 권력 네트워크에서 성장한 정치인이고, 가세티는 LA의 도시 엘리트 기계정치에서 성장한 정치인입니다. 하나는 검사와 당내 인맥의 경로였고, 다른 하나는 시장실과 개발정치와 문화산업의 경로였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비슷합니다. 기계정치는 후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보가 전국적 설득력을 갖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계정치는 빠른 승진을 가능하게 합니다
정치기계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사람을 빠르게 키울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시민정치나 대중운동을 통해 성장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공직 사다리를 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지역 권력자, 기부자, 보좌진, 선거조직, 비영리단체, 언론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한 정치인은 짧은 시간 안에 전국 무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에서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으로, 다시 연방 상원의원과 부통령으로 올라갔습니다. 가세티는 LA 시의원, 시의회 의장, LA 시장을 거치며 전국 민주당의 유망주로 거론되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그에게 행정부의 “도시 차르” 역할을 제안하려 했고, 가세티 자신도 더 먼 미래에는 대통령 집무실의 다른 쪽 책상에 앉기를 희망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력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정치기계는 사람을 발굴하고, 포장하고, 밀어 올립니다. 후보에게 무대가 필요하면 무대를 만들고, 기부자가 필요하면 기부자를 연결하고, 언론 이미지가 필요하면 이미지를 생산합니다.
그러나 바로 이 장점이 약점이 됩니다. 너무 빠르게 올라간 정치인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직 안에서는 강해 보이지만, 조직 밖의 유권자 앞에서는 약할 수 있습니다. 내부 네트워크를 통과하는 능력과 대중을 설득하는 능력은 다릅니다.
지역 기계의 승리는 전국 설득력이 아닙니다
기계정치의 가장 큰 착각은 지역적 성공을 전국적 설득력으로 오해하는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에서 통하는 언어가 미국 전체에서 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민주당 내부에서 강한 정치인이 중서부, 남부, 러스트벨트, 교외 유권자에게도 설득력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리스의 약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녀는 민주당 내부에서는 상징성이 강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전국 유권자에게는 명확한 정치적 서사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검사 출신이면서 진보적 이미지를 원했고, 질서의 언어와 정체성 정치의 언어 사이에서 흔들렸습니다. 지역 정치기계는 그녀를 높은 자리까지 올릴 수 있었지만, 그녀가 왜 독립적인 대통령감인지 대중에게 설득해주지는 못했습니다.
가세티도 비슷합니다. 그는 LA라는 거대한 도시의 시장이었고, 할리우드와 기후정책과 도시 혁신을 등에 업은 유망주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전국 무대에서 그는 강한 대중적 서사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LA의 화려함은 전국적 카리스마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도시 엘리트의 세련됨은 노동자나 교외 유권자에게 곧바로 신뢰가 되지 않았습니다.
정치기계는 내부의 문법에 능합니다. 그러나 전국 선거는 다른 문법을 요구합니다. 지역에서는 누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전국에서는 왜 이 사람이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기계정치는 첫 번째 질문에는 강하지만, 두 번째 질문에는 약합니다.
이미지가 성과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가세티 사례는 이 문제를 더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LA를 성공 모델처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자료는 LA의 현실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로스앤젤레스는 삶의 질 순위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고, 도시 이론가 리처드 플로리다는 LA 지역을 미국 20대 대도시 중 불평등과 빈곤 순위에서 최하위로 평가했다고 합니다. UCLA 연구에 따르면 LA 사람들의 25%가 소득의 절반을 임대료로 지출했고, 이는 주요 대도시 중 가장 높은 비율이었습니다.
행정 효율도 문제였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LA 시정부가 직원을 채용하는 데 평균 373일이 걸렸습니다. 시 급여 명단에 있는 직원 6명 중 거의 1명은 근로자 보상 때문에 일을 하지 않고 있었고, 경찰과 소방 부서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했습니다. 한 고위 시 관리는 “쓰레기가 수거되는 것이 기적이다”라고까지 말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은 정치 이미지와 충돌합니다. 스마트시티와 도시 혁신을 말하는 시장 아래에서, 행정은 느리고 시민의 임대료 부담은 컸습니다. 할리우드 인맥과 기후정책의 언어는 화려했지만, 평범한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는 고단했습니다.
이것이 기계정치의 한계입니다. 기계정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지는 성과가 아닙니다. 기계정치는 후보를 포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장은 통치 능력이 아닙니다. 기계정치는 도시를 전국적 모델처럼 홍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성공이 아니라 브랜딩입니다.
진보적 언어가 구조적 문제를 가릴 때
해리스와 가세티의 공통점은 둘 다 진보적 언어와 세련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해리스는 정체성, 정의, 검찰개혁, 민주주의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세티는 다양성, 도시 혁신, 기후, 스마트정부, 공익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언어가 권력의 실제 작동 방식을 가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세티의 경우 공익기금과 비영리단체가 중요한 장치였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가세티는 “로스앤젤레스를 위한 시장 기금”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출범시켰고, 도시 정부와 연결된 이 단체는 가세티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그는 개인, 기업, 재단으로부터 3,190만 달러를 받았으며, 그중 일부는 시로부터 상당한 계약과 중요한 승인을 받은 곳들이었습니다.
또한 AT&T는 LA 시와 3,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있어 캠페인 기부를 할 수 없었지만, 가세티의 기금은 6개월 동안 AT&T로부터 10만 5천 달러를 받았습니다. Verizon도 시로부터 최대 1,500만 달러 계약을 받은 뒤 한 달 조금 지나 가세티의 기금에 1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월마트는 저임금 문제 때문에 가세티가 캠페인 기부를 받지 않겠다고 했던 기업이었지만, 이듬해 시장 기금에는 10만 달러 수표를 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현대 기계정치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돈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름을 바꿉니다. 선거자금이 아니라 공익기금이 됩니다. 기업 기부가 아니라 도시 프로젝트 후원이 됩니다. 그러나 돈이 만드는 관계와 접근권은 여전히 남습니다.
진보 정치가 공익의 언어를 쓴다고 해서, 그 주변의 돈이 자동으로 깨끗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공익의 언어는 돈의 흐름을 더 보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후보를 보호하는 기계, 후보를 약하게 만드는 기계
정치기계는 후보를 보호합니다. 어려운 경쟁을 피하게 해주고, 유리한 무대를 만들어주고, 언론 이미지를 관리하고, 당내 경쟁자를 조정하고, 기부자와 조직을 붙여줍니다. 그러나 이 보호는 후보를 강하게 만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정치인은 경쟁 속에서 강해집니다. 불편한 질문을 받고, 반대자를 설득하고, 실패를 극복하고,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기계정치 안에서 성장한 후보는 내부 승인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외부 설득보다 내부 네트워크 관리에 능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다 전국 무대에 올라가면 갑자기 보호막이 사라집니다.
해리스가 그런 문제를 보였습니다. 그녀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전국적 정치 언어를 안정적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가세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LA의 세련된 정치 엘리트였지만, 전국적 지도자로서의 무게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좋은 이력”은 있었지만, 강한 정치적 필연성은 부족했습니다.
정치기계는 후보에게 경력을 줍니다. 그러나 운명을 주지는 못합니다. 정치적 운명은 유권자가 느끼는 것입니다. “저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감각입니다. 조직이 만들어줄 수 없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민주당의 과잉 대표성
해리스와 가세티의 사례는 캘리포니아 민주당의 과잉 대표성 문제도 보여줍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인구가 많고 경제 규모가 크며 문화 영향력이 큰 주입니다. 그래서 민주당 내부에서 캘리포니아 정치인의 목소리는 크게 들립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체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의 대도시 정치 문법은 전국 유권자의 문법과 다릅니다. 샌프란시스코와 LA에서 자연스럽게 통하는 다양성, 기후, 정체성, 도시 혁신의 언어가 오하이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에서 똑같이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셰러드 브라운 같은 오하이오 노동자 민주당과 에이미 클로버샤 같은 미네소타 관리자형 민주당은 훨씬 덜 화려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지역 유권자와 다른 방식으로 연결됩니다. 그들은 할리우드의 언어가 아니라 임금, 노조, 농촌, 중산층, 제도 안정성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남으려면 이런 언어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정치인은 전국 민주당의 상징으로 쉽게 소비됩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미지가 좋고, 기부자가 많고, 언론이 주목하고, 문화산업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징이 곧 설득력은 아닙니다.
기계정치의 최종 한계
기계정치의 최종 한계는 이것입니다. 기계는 사람을 높은 곳까지 올릴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왜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하는지는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기계는 후보를 만들 수 있지만, 지도자를 만들지는 못합니다. 기계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만, 신뢰를 만들지는 못합니다.
카멀라 해리스와 에릭 가세티는 모두 이 한계를 보여줍니다.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 민주당의 경로를 따라 올라갔습니다. 가세티는 LA의 도시 엘리트 정치와 할리우드, 개발정치, 비영리기금의 네트워크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의 새로운 얼굴처럼 보였지만, 그 얼굴 뒤에는 지역 정치기계의 구조가 있었습니다.
기계정치는 후보의 등장을 설명합니다. 그러나 후보의 실패도 설명합니다. 보호받으며 성장한 후보는 전국 무대에서 약할 수 있습니다. 내부자 네트워크에 익숙한 후보는 외부 유권자에게 낯설 수 있습니다. 세련된 이미지를 가진 후보는 현실의 질문 앞에서 공허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해리스와 가세티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당이 캘리포니아식 정치 이미지를 전국 정치의 미래로 오해할 때 생기는 문제입니다. 다양성과 세련됨과 도시 혁신은 중요한 자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유권자는 결국 묻습니다. 이 사람이 내 삶을 이해하는가. 이 사람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이 사람이 권력기계의 산물인가, 아니면 독립적인 지도자인가.
레이밴을 벗기면 보이는 것
가세티의 정치가 “레이밴을 쓴 태머니 홀”처럼 보인다는 표현은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말입니다. 캘리포니아 기계정치는 낡은 보스 정치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더 세련되고, 더 진보적이며, 더 문화적입니다. 할리우드가 있고, 스마트시티가 있고, 비영리기금이 있고, 다양성의 언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레이밴을 벗기면 오래된 구조가 보입니다. 권력은 접근권을 나누고, 돈은 그 접근권 주변으로 흐르고, 후보는 그 네트워크를 통해 성장합니다. 그리고 일반 시민은 낮은 투표율과 복잡한 행정 절차 속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정치기계는 진보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익의 언어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언어가 권력의 본질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권력은 여전히 돈을 부르고, 돈은 여전히 영향력을 원합니다. 정치인은 여전히 이미지를 만들고, 기계는 여전히 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해리스와 가세티는 그래서 중요한 사례입니다. 그들은 민주당의 미래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민주당의 오래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당은 새로운 얼굴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그 얼굴을 만든 방식은 매우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기계정치는 후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신뢰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캘리포니아 민주당이 보여준 가장 중요한 한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