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성향은 세금, 복지, 이민, 국가 안보 같은 공적 문제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적인 영역, 특히 결혼과 성윤리에서도 보수와 진보는 상당히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그중 흥미로운 주제가 외도입니다. 외도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일어납니다. 인간의 욕망은 정당 가입증을 보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외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즉 배우자를 속이는 행위를 얼마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로 보는가에서는 정치 성향에 따른 차이가 꽤 뚜렷합니다.
미국의 General Social Survey, 즉 "GSS"는 오랫동안 미국인의 사회적 태도와 행동을 반복 조사해 온 대표적인 자료입니다. "GSS"에는 결혼한 사람이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성관계를 갖는 것이 잘못인지 묻는 문항이 있습니다. 이 문항을 정치 이념과 교차해서 보면, 보수층은 외도를 훨씬 더 단호하게 비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GSS"는 미국 사회의 태도, 행동, 속성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한 대표 사회조사입니다.
사용자가 제시한 자료도 이 흐름과 맞습니다. 자신을 매우 보수적이라고 밝힌 사람들 중 다수가 배우자를 속이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한 반면, 자신을 매우 진보적이라고 밝힌 사람들은 그 비율이 훨씬 낮았습니다. 즉 외도에 대한 도덕적 금지선은 보수층에서 더 강하게 유지됩니다.
외도에 대한 태도 차이
보수주의자는 대체로 결혼을 개인의 감정적 계약이 아니라 사회적 제도이자 도덕적 약속으로 봅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사적 관계이지만, 동시에 가족, 자녀, 친족, 공동체의 안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외도는 단순한 개인적 실수가 아니라 약속 위반, 신뢰 파괴, 가족 질서의 훼손으로 이해됩니다.
반대로 진보주의자는 결혼과 성윤리를 좀 더 개인의 자율성, 관계의 맥락, 감정의 복잡성 안에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진보주의자가 외도를 좋게 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항상 절대적으로 잘못”이라고 단정하는 비율이 낮습니다. 진보층은 외도를 판단할 때 관계의 상태, 개인의 불행, 성적 자율성, 결혼 제도의 변화 같은 맥락을 더 고려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차이는 보수와 진보의 도덕 감각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보수는 규범과 경계선을 중시합니다. 진보는 맥락과 개인의 사정을 더 중시합니다. 보수에게 외도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위반입니다. 진보에게 외도는 잘못일 수 있지만, 그 판단에는 더 많은 설명과 예외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실제 행동은 태도보다 복잡합니다
그러나 외도에 대한 태도와 실제 외도 행동은 구분해야 합니다. “외도는 잘못이다”라고 강하게 말하는 사람이 실제로 외도를 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외도를 절대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사람이 실제로 더 많이 외도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GSS"를 이용한 몇몇 분석은 실제 자기보고 행동에서도 정치 성향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Institute for Family Studies의 분석에 따르면, "GSS" 자료에서 민주당원과 무소속은 배우자를 속인 경험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 반면, 공화당원은 더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기본 인구통계 변수를 통제하면 공화당원은 민주당원보다 외도 경험의 "odds"가 23% 낮았다고 보고됩니다.
또 다른 "GSS" 기반 분석도 유사한 방향을 보입니다. 결혼 경험이 있는 남성을 대상으로 했을 때, 민주당 남성이 공화당 남성보다 혼외 성관계 경험을 더 많이 보고했습니다. 특히 18~55세 결혼 경험 남성의 경우 민주당 남성은 18%, 공화당 남성은 13%가 결혼 중 외도 경험을 보고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자료는 자기보고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외도는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행동이기 때문에 응답자가 실제보다 낮게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도에 대해 더 엄격한 규범을 가진 집단일수록 과소보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자료를 “보수가 실제로 더 정절하다”고 단정하는 증거로 쓰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대표성 있는 반복조사 자료에서 태도와 자기보고 행동이 비슷한 방향을 보인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적어도 미국 사회에서 보수층은 외도를 더 엄격하게 판단하고, 자기보고 행동에서도 외도 경험을 더 낮게 보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종교성과 결혼 안정성의 영향
이 차이를 단순히 정당 차이로만 보면 안 됩니다. 보수층과 공화당원은 평균적으로 종교적 실천, 교회 출석, 결혼 제도에 대한 긍정적 태도, 가족 중심성이 더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변수들이 외도에 대한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줍니다.
"GSS"를 이용한 분석에서도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의 외도 격차 중 상당 부분은 혼인상태와 교회 출석 같은 요인으로 설명됩니다. 즉 정치 성향 자체가 외도 행동을 직접 결정한다기보다, 정치 성향과 함께 묶여 있는 종교성, 결혼관, 가족규범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보수층이 외도에 더 엄격한 이유는 단순히 “보수라서”가 아닙니다. 보수주의에는 결혼을 제도적 약속으로 보는 감각, 성적 절제를 도덕적 덕목으로 보는 감각, 가족 안정성을 사회 질서의 기초로 보는 감각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외도에 대한 엄격한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여성의 외도 판단에서도 나타나는 차이
최근 자료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보입니다. Daniel Cox의 분석에 따르면, 진보 여성과 보수 여성은 외도를 판단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진보 여성 중 “여성이 혼외관계를 갖는 것은 항상 잘못”이라고 답한 비율은 36%였고, 남성이 혼외관계를 갖는 것은 항상 잘못이라고 답한 비율은 57%였습니다. 반면 보수 여성은 여성의 외도에 대해 71%가 항상 잘못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결과는 두 가지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첫째, 보수 여성은 외도를 남녀 모두에게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 진보 여성은 특히 여성의 외도에 대해 덜 단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것은 진보적 성윤리가 여성의 성적 자율성, 관계 내 불평등, 결혼 제도의 맥락을 더 고려하려는 방향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차이를 “진보 여성은 외도를 옹호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더 정확히는 진보 여성은 외도를 절대적 규범 위반으로 보기보다, 관계의 맥락 속에서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보수의 결혼 윤리와 진보의 관계 윤리
이 문제를 정치심리적으로 보면, 보수와 진보는 외도를 서로 다른 윤리 체계 안에서 평가합니다.
보수의 결혼 윤리는 제도 중심입니다. 결혼은 약속이고, 약속은 지켜야 하며, 성적 배타성은 결혼을 유지하는 핵심 규범입니다. 따라서 외도는 개인의 행복 문제 이전에 신뢰와 질서의 위반입니다. 보수적 관점에서 외도를 느슨하게 보는 태도는 결혼 제도 자체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진보의 관계 윤리는 자율성과 맥락 중심입니다. 결혼은 중요하지만, 결혼 안의 권력관계, 개인의 감정, 성적 자율성, 행복의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진보층은 외도를 무조건 정당화하지는 않지만, 외도를 판단할 때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더 묻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차이는 다른 윤리 영역에서도 반복됩니다. 보수는 규범의 안정성을 중시합니다. 진보는 규범이 개인을 억압할 수 있는 가능성에 민감합니다. 보수는 경계가 무너지면 제도가 약해진다고 봅니다. 진보는 경계가 너무 강하면 개인이 억압된다고 봅니다.
이 차이는 불행한 결혼을 끝내는 문제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Pew Research Center의 2023년 조사에서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는 불행한 부부가 너무 빨리 이혼한다고 보는 쪽에 가까웠고, 진보적인 민주당 지지자는 좋지 않은 결혼을 너무 오래 유지한다고 보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한쪽은 결혼을 너무 쉽게 해체하는 위험을, 다른 쪽은 개인을 나쁜 관계에 너무 오래 묶어 두는 위험을 먼저 보는 것입니다.
외도 문제는 이 차이를 매우 사적인 영역에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결론: 외도 격차는 단순한 성도덕 차이가 아닙니다
미국 자료를 보면, 외도에 대한 도덕적 태도에서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보수층은 배우자를 속이는 행위를 더 단호하게 잘못이라고 봅니다. 진보층은 외도를 부정적으로 보더라도, 절대적 비난에는 상대적으로 덜 동의합니다.
실제 자기보고 행동에서도 공화당원이나 보수층이 외도 경험을 더 낮게 보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차이는 정치 이념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종교성, 교회 출석, 결혼관, 가족규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이 함께 작용합니다.
따라서 가장 균형 잡힌 결론은 이것입니다.
보수층은 결혼을 제도적 약속으로 보기 때문에 외도에 더 엄격합니다. 진보층은 관계의 맥락과 개인의 자율성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외도에 대해 덜 절대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이 차이는 누가 더 욕망이 강한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결혼을 무엇으로 보는가의 차이입니다.
외도 격차는 성적 욕망의 격차가 아닙니다. 그것은 결혼, 약속, 자율성, 책임을 바라보는 정치심리의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