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Snopes는 유용했다
여러분은 아마 잘 모르는 사이트일 수도 있지만, 저는 한때 Snopes를 애용했습니다. 특히 도시전설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 snopes.com만 한 사이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이 사이트를 전혀 방문하지 않습니다. 정치 편향적인 글이 점점 많아졌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Snopes 같은 팩트체크 사이트는 한때 매우 유용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도시전설, 가짜 사진, 조작된 인용문, 체인메일, 황당한 괴담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미국 밖의 독자에게는 더 필요했습니다. 미국 정치와 언론 지형을 직접 알기 어렵기 때문에, 외국인은 특정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할 비교적 중립적인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시대를 거치며 많은 독자는 팩트체크 사이트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항상 틀렸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작은 사실은 잘 잡았습니다. 문제는 사소한 문장과 표현은 집요하게 따지면서, 정작 거대한 프레임의 왜곡에는 늦게 반응하거나 침묵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팩트체크 불신의 핵심입니다.
사례 1: “very fine people” — 7년 뒤에야 정리된 대표적 프레임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트럼프의 샬러츠빌 “very fine people” 발언입니다. 오랫동안 반트럼프 진영은 트럼프가 네오나치와 백인우월주의자를 “very fine people”이라고 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은 조 바이든이 2020년 대선 출마 명분을 설명할 때도 핵심적으로 사용한 프레임이었습니다.
그러나 Snopes는 2024년 6월에야 “트럼프가 네오나치와 백인우월주의자를 very fine people이라고 불렀다”는 주장을 False로 판정했습니다. Snopes는 트럼프가 같은 발언에서 네오나치와 백인우월주의자는 “totally condemned”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Snopes가 결국 맞는 판정을 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시점입니다. 이 프레임은 2017년부터 2020년 대선, 그리고 2024년 대선까지 반트럼프 담론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핵심 프레임에 대한 명확한 정리는 2024년에야 나왔습니다.
왜 그렇게 결정적인 팩트 정리가 늦었는지, 왜 트럼프에게 불리한 거대한 오보 프레임은 수년간 방치했는지, 그리고 사소한 말실수는 빠르게 검증하면서 왜 반대 진영의 핵심적인 오류는 그토록 늦게야 정리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팩트체크는 진실의 심판자가 아니라 프레임의 관리자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례 2: “inject bleach” — 실제 발언과 반복된 정치 구호 사이의 차이
두 번째 사례는 코로나19 시기의 “트럼프가 사람들에게 표백제를 주사하라고 했다”는 주장입니다. 트럼프는 2020년 브리핑에서 소독제와 빛을 둘러싼 매우 부적절하고 혼란스러운 발언을 했습니다. 이 발언은 비판받을 만했습니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그런 식의 추측성 발언을 한 것은 위험했습니다.
그러나 이것과 “트럼프가 미국인들에게 표백제를 주사하라고 지시했다”는 말은 다릅니다. Snopes도 2024년에 트럼프가 사람들에게 표백제를 주사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라고 정리했습니다. Snopes는 그의 발언이 반복적으로 잘못 전달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도 문제는 트럼프의 발언이 훌륭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정치적 구호로 굳어진 왜곡입니다. “트럼프는 표백제를 주사하라고 했다”는 말은 2020년 이후 반복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조롱과 선거 캠페인, 언론 논평에서 계속 등장했습니다.
팩트체크의 역할은 바로 이런 경우에 필요합니다. 트럼프의 발언은 무책임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에게 표백제를 주사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다. 이 두 문장은 동시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적 팩트체크가 어느 한쪽 진영의 조롱 문구를 오래 방치하면, 독자는 이렇게 느낍니다.
“이들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진영에 유리한 표현은 놔두고 불리한 표현만 잡는 것 아닌가?”
사례 3: “bloodbath” — 맥락을 자르면 폭력 선동이 된다
2024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의 “bloodbath” 발언도 비슷한 논란을 낳았습니다. 트럼프는 자동차 산업과 중국과의 무역 문제를 말하면서 자신이 당선되지 않으면 나라 전체에 “bloodbath”가 올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반트럼프 진영은 이를 정치적 폭력 예고처럼 해석했습니다.
Snopes는 이 발언이 실제로 있었지만, 트럼프가 당시 중국의 자동차 생산과 미국 자동차 산업을 말하고 있었다는 맥락을 함께 설명했습니다. FactCheck.org도 이 발언이 중국과 자동차 산업의 맥락에서 나온 것이며, 바이든 캠프가 이를 정치적 폭력 선동으로 비판했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사례는 팩트체크의 어려움을 잘 보여줍니다. 단어만 보면 강합니다. “bloodbath”는 매우 폭력적인 단어입니다. 그러나 정치 연설에서 경제적 재앙을 뜻하는 과장 표현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맥락을 빼면 폭력 선동이 되고, 맥락을 넣으면 거친 경제적 경고가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팩트체크가 중요합니다. 팩트체크는 단어 하나를 고립시켜 판정하는 것이 아니라, 발언의 문맥과 정치적 사용 방식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언론과 정치권이 이미 특정 프레임을 만든 뒤에는, 뒤늦은 맥락 설명은 별 힘을 갖지 못합니다.
사례 4: 헌터 바이든 노트북 — 큰 문제는 ‘진짜인가’보다 ‘막아도 되는가’였다
헌터 바이든 노트북 사건은 팩트체크와 플랫폼 검열이 만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2020년 10월 뉴욕포스트가 헌터 바이든 노트북 자료를 보도했을 때,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그 확산을 제한했습니다. Snopes 역시 당시 노트북이 수리점에서 줄리아니 측으로 전달된 경위와 페이스북이 해당 보도의 유통을 차단한 조치를 비판 없이 나열하는 데 그쳤습니다.
당시에는 러시아 정보작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핵심은 달라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2022년 포렌식 분석을 통해 노트북 자료 중 상당수 이메일의 진위를 암호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전체 자료의 보관 과정과 일부 파일의 검증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nopes도 2022년 CBS가 전문가 분석을 통해 노트북 자료가 실제라고 보도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덧붙였습니다.
즉, 선거 직전 유권자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를 플랫폼이 임의로 차단하는 행위의 정당성, 불확실한 정보가 제기되었을 때의 검증 원칙,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사실로 밝혀질 수 있는 사안을 사전에 '정보작전'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유통을 전면 차단한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이 터져 나왔습니다.
팩트체크가 이 문제를 사소한 루머 검증의 수준으로 다루면 본질을 놓칩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노트북 관련 작은 가짜 주장 몇 개가 아니라, 언론·정보기관 출신 인사·플랫폼이 선거 직전 정보를 어떻게 다루었는가였습니다.
작은 루머는 검증했지만, 큰 구조는 뒤늦게야 보였습니다. 이것이 팩트체크 불신을 키웠습니다.
사례 5: “성경을 거꾸로 들었다” — 작은 오류는 잘 잡는다
물론 Snopes가 항상 반트럼프 프레임을 방치한 것은 아닙니다. 2020년 라파예트 광장과 세인트존스 교회 사진 촬영 논란 당시, 트럼프가 성경을 거꾸로 들었다는 주장이 퍼졌습니다. Snopes는 이 주장을 False로 판정했습니다. 트럼프가 성경을 거꾸로 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팩트체크 사이트가 사진 조작이나 가짜 소문을 정확하게 걸러낼 때 유용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사례가 역설적으로 문제를 보여줍니다. 작은 오류는 빠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성경을 거꾸로 들었나?”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사진을 보면 됩니다. 그러나 더 큰 질문은 훨씬 어렵습니다.
시위대 해산 과정의 정당성이나 언론 보도의 편향된 프레임 여부, 사진 촬영의 정치적 의도, 그리고 해산 조치와 사진 촬영 간의 정확한 인과관계 추적 등과 같은 본질적인 구조 파악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했습니다.
팩트체크는 첫 번째 작은 질문에는 강하지만, 이런 큰 질문에는 약합니다. 바로 그래서 “작은 사실은 정확하지만, 큰 그림은 피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사례 6: 팩트체커의 선택 자체가 권력이다
팩트체크의 문제는 판정만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선택입니다. Snopes 자신도 모든 의심스러운 주장을 다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날그날 가장 두드러진 주제를 다룬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바로 이 선택이 정치적 논란의 출발점입니다.
AllSides는 Snopes를 Center로 평가하면서도 2020년 편집 리뷰에서 약한 Lean Left 성향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Media Bias/Fact Check 역시 Snopes를 Left-Center로 평가하면서, 사실 보도 신뢰도는 높지만 기사 선택이 약간 자유주의 관점에 유리하게 기울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평가는 중요한 균형점을 제공합니다. Snopes가 엉터리 사이트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실 보도 신뢰도는 높게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선택과 프레임에서는 좌측으로 기울어 보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핵심입니다. 팩트체크의 문제는 늘 “거짓말을 한다”가 아닙니다. 더 자주 문제 되는 것은 “무엇을 사실로 다룰지 선택한다”는 점입니다.
연구도 ‘선택의 문제’를 보여준다
팩트체크 기관들이 같은 주장을 다루었을 때 판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미디어 연구진이 Snopes와 PolitiFact 등 팩트체커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동일한 발언을 검증한 경우 최종 판정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팩트체크 불신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문제의 핵심은 같은 주장을 어떻게 판정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주장을 선택했느냐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학계 연구는 Snopes와 PolitiFact의 2008~2023년 데이터를 분석해, 팩트체크된 허위 주장들이 공화당 측 인물을 저격하거나 보수 진영의 신뢰를 깎아내리는 의제로 편중되는 경향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팩트체킹 플랫폼의 의제 설정이 어떤 정파적 편향을 띠는지 보여주는 경험적 증거입니다.
이 결과를 단순히 “팩트체커가 좌편향이다”라고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보수 진영에서 실제로 더 많은 허위 주장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팩트체크의 세계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진공 상태가 아닙니다. 무엇을 고르는가가 곧 권력입니다.
왜 외국인 독자가 더 실망했는가
미국 내부 독자는 이미 언론 지형을 어느 정도 압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폭스뉴스, MSNBC, 뉴욕포스트, 내셔널리뷰, 데일리와이어가 각각 어느 방향을 보는지 대략 압니다.
그러나 외국인 독자는 다릅니다. 미국 정치의 내부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Snopes 같은 사이트에 더 객관적인 검증을 기대합니다. “이 주장의 핵심이 맞는가”를 알고 싶어서 들어갑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이런 경험을 반복합니다.
트럼프에게 불리한 사소한 말실수에는 재빨리 검증 칼날을 들이대고 반대 진영의 거대 오보는 몇 년간 묵인하는 태도, 진보 성향의 과장에는 '맥락 설명 부족'이라는 면죄부를 주면서 보수 성향의 과장은 '허위 정보'로 가차 없이 낙인찍는 태도, 그리고 결국 '작은 사실(fact)에는 집착하되 큰 구도(frame)는 회피하는' 팩트체크의 이중적 행태에 실망하게 됩니다.
이 경험이 쌓이면 더 이상 팩트체크 사이트를 중립적 심판으로 보지 않게 됩니다. 그것은 객관적 자료실이 아니라, 미국 진보 미디어 생태계의 일부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팩트체크가 신뢰를 잃는 순간
팩트체크가 신뢰를 잃는 순간은 거짓을 바로잡을 때가 아닙니다. 사소한 거짓은 크게 다루고, 거대한 왜곡은 늦게 다루거나 못 본 척할 때입니다.
샬러츠빌의 "Very fine people" 프레임이 수년간 악용되거나 코로나 표백제 주입설이 정치 조롱으로 굳어지는 와중에도 이를 정정하지 않고, "Bloodbath" 같은 경제 비유의 맥락을 잘라 폭력 선동으로 몰거나, 헌터 바이든 노트북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사전에 묵살하고, 단순히 성경을 거꾸로 든 것 같은 가벼운 소문만 바쁘게 바로잡는 등 큰 프레임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례들은 모두 같은 문제를 가리킵니다.
결국 팩트체크는 표면상 기계적 사실을 다루는 듯 보이지만 무엇을 다루고 묻을지 결정하는 선택의 영역이자, 특정한 관점을 투사하는 프레임의 영역이며, 나아가 무엇을 크게 비추고 무엇을 사소하게 덮을지 재단하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입니다.
그래서 팩트체커가 진실의 최종 심판자처럼 행동할수록, 오히려 신뢰는 약해집니다. 독자는 완벽한 중립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최소한 같은 기준을 기대합니다.
작은 사실은 정확하지만, 큰 그림은 피한다. 이것이 Snopes 같은 팩트체크 사이트가 트럼프 시대에 신뢰를 잃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참고 자료
- Snopes, “No, Trump Didn't Call Neo-Nazis and White Supremacists 'Very Fine People',” 2024.
- Snopes, “Did Trump Tell People to Inject Bleach to Cure COVID-19?,” 2024.
- Snopes, “Did Trump Use 'Bloodbath' to Threaten Political Violence?,” 2024.
- Snopes, “Did Trump Hold the Bible Upside Down at St. John's Church?,” 2020.
- Shorenstein Center, “HKS Misinformation Review,” Harvard Kennedy School.
- AllSides, “Snopes Bias Rating,” 2020.
- Media Bias/Fact Check, “Snopes Bias and Credibility Rating,”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