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는 필요하다
최근 들어 특히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SNS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성인에게는 소셜미디어를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SNS는 분명 필요한 도구입니다. 가족과 연락하고, 친구의 소식을 확인하고, 작은 사업을 홍보하고, 창작물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재난 상황에서는 빠른 정보 전달 수단이 되기도 하고,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는 문제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문제는 SNS 자체가 아닙니다. 문제는 어떤 SNS가,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심리를 건드리는가입니다.
페이스북은 정보 공유와 커뮤니티 성격이 강했습니다. 트위터는 짧은 의견과 정치적 논쟁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유튜브는 영상 검색과 긴 콘텐츠 소비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은 조금 다릅니다. 인스타그램의 중심에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사진, 외모, 몸, 여행, 음식, 소비, 인테리어, 인간관계, 라이프스타일이 중심이 됩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은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비교의 무대가 되기 쉽습니다.
페이스북보다 인스타그램이 더 민감한 이유
페이스북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문제는 주로 정치적 양극화, 허위정보, 개인정보, 커뮤니티 갈등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반면 인스타그램의 문제는 더 개인적이고 정서적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에게 "나는 얼마나 예쁜가", "나는 얼마나 멋진 삶을 사는가", "나는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는가",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보다 얼마나 부족한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스스로를 평가하게 만드는 플랫폼입니다.
이 질문은 성인에게도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청소년에게는 훨씬 더 강하게 작동합니다. 청소년기는 자기 이미지와 사회적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또래의 평가, 외모 비교, 배제 경험, 인기와 인정에 매우 민감합니다.
인스타그램은 바로 그 민감한 부분을 건드립니다.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를 기다리고, 댓글을 확인하고, 팔로워 수를 신경 쓰고, 다른 사람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게 만듭니다. 플랫폼은 연결을 말하지만, 실제 사용 경험은 종종 비교와 평가에 가깝습니다.
‘좋아요’는 작은 보상 장치다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는 단순한 버튼이 아닙니다. 그것은 작은 보상 장치입니다. 알림은 단순한 안내가 아닙니다. 사용자를 다시 앱으로 불러들이는 신호입니다. 무한 스크롤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닙니다. 멈춤 지점을 없애는 설계입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단순한 개인화가 아닙니다. 사용자가 계속 보게 만드는 다음 자극의 배열입니다.
페이스북의 초대 사장이었던 숀 파커는 2017년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 “사회적 검증 피드백 루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누군가가 게시물에 좋아요나 댓글을 달 때마다 사용자는 작은 보상감을 얻고, 그 보상감이 다시 플랫폼으로 돌아오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 설명은 인스타그램에 더 잘 들어맞습니다. 인스타그램은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중심이고, 이미지는 비교를 더 빠르게 일으킵니다. 긴 글을 읽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즉각적으로 부러움, 열등감, 욕망, 인정 욕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스타그램의 힘이자 위험입니다.
내부 문서가 드러낸 문제
2021년 월스트리트저널이 단독 폭로한 페이스북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신체 이미지 왜곡과 정신건강 악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사측이 이미 완벽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회사 내부 연구진조차 인스타그램이 소녀들의 외모 열등감을 증폭시킨다는 점을 자인했던 셈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인스타그램이 모든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청소년 정신건강에는 가족, 학교, 학업 스트레스, 수면, 경제적 환경, 또래 관계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합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이 그중 일부 문제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현실적입니다.
특히 외모 비교와 신체 이미지 문제에서는 인스타그램의 구조적 특성이 뚜렷합니다.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이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올리는 공간이 아닙니다. 대개 가장 좋아 보이는 순간, 가장 잘 나온 사진, 가장 멋진 여행, 가장 예쁜 음식, 가장 행복해 보이는 장면을 올립니다. 사용자는 다른 사람의 편집된 순간과 자신의 평범한 현실을 비교하게 됩니다.
이 비교는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감정은 그것을 공정하게 따지지 않습니다. 감정은 즉각 반응합니다.
인스타그램 키즈 논란
더 큰 논란은 “인스타그램 키즈”였습니다. 메타는 13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인스타그램 버전을 만들려 했고, 회사는 이를 더 안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이 계획을 다르게 보았습니다. 어린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를 더 이른 나이에 플랫폼 생태계로 편입시키는 사업적 시도로 본 것입니다. 결국 인스타그램은 2021년 9월 이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도대체 왜 13세 미만의 어린이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해야 하며, 왜 이토록 이른 나이에 좋아요, 팔로워, 댓글, 이미지 비교, 그리고 알고리즘 추천이 지배하는 세계에 노출되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안전한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이라는 말은 듣기 좋습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해법은 어린이에게 더 안전한 인스타그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가 그런 비교와 인정 경쟁의 공간에 너무 일찍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SNS를 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한때 소셜미디어는 젊은 세대의 자연스러운 문화, 표현의 자유, 새로운 연결의 도구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청소년 정신건강, 집중력 저하, 비교와 불안, 사이버 괴롭힘, 중독적 사용을 둘러싼 우려가 훨씬 커졌습니다.
미국 공중보건 당국도 청소년 SNS 사용의 위험성을 공식적으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Surgeon General은 청소년의 SNS 사용이 거의 보편화되었지만, 현재의 증거만으로 SNS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충분히 안전하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호주는 더 강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16세 미만 청소년이 특정 SNS 플랫폼 계정을 만들거나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시행했고, 플랫폼 기업이 이를 막기 위한 합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제한 조치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유네스코(UNESCO) 발표에 따르면 세계 곳곳의 교실에서 스마트폰 금지법을 통과시키고 있는데, 이는 스마트폰과 SNS가 더 이상 무해한 학습 도구가 아님을 방증합니다. 물론 일방적 금지만이 최선은 아닐 수 있으며 스마트폰 통제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직접 기여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학계의 쟁점이지만, 적어도 플랫폼 설계의 폐해를 통제하려는 흐름은 분명해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금지 자체가 아니라, 왜 이런 금지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가입니다. 그것은 사회가 소셜미디어를 더 이상 순진한 연결 도구로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SNS와 위험한 SNS는 구분해야 한다
SNS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SNS는 정보 전달에 유용합니다. 어떤 SNS는 전문 지식 공유에 유용합니다. 어떤 SNS는 사업 홍보와 고객 소통에 필요합니다. 어떤 SNS는 사회적 약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 통로가 됩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처럼 이미지, 외모, 인기, 소비, 라이프스타일 비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플랫폼은 더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에게는 그렇습니다.
결국 문제는 SNS의 사용 여부 자체가 아니라 그 사용 방식에 있으며, 기술의 존재가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상업적 기술 설계에 있고, 연결이 주는 효용보다 비교가 만드는 결핍이 크다는 데 있으며, 표현의 자유보다 인정 중독을 심화시킨다는 점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을 연결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비교는 인간의 행복을 갉아먹는 가장 빠른 길 중 하나입니다.
빅테크의 위선
빅테크의 위선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을 연결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인정 욕구를 수익화합니다. 그들은 창작자를 돕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노출 경쟁을 만듭니다. 그들은 안전한 플랫폼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사용자가 더 자주 들어오고 더 오래 머무는 구조를 유지합니다.
사용자에게 좋은 플랫폼은 필요한 목적을 달성한 뒤 적당히 쓰고 나가게 유도해야 하지만, 빅테크 기업에게 좋은 플랫폼은 최대한 사용자를 오래 붙잡아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둘은 같은 방향이 아닙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의 문제는 단순히 “젊은 세대가 휴대폰을 너무 많이 본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비교 심리와 인정 욕구를 수익화하는 산업 구조의 문제입니다.
연결이라는 이름의 비교 기계
1편에서 메타버스는 인간의 감각을 쇼핑몰로 바꾸려 했습니다. 2편에서 인스타그램은 인간의 주의력과 인정 욕구를 광고판으로 바꾸었습니다.
둘은 같은 방향을 향합니다. 인간을 자유로운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반응의 묶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무엇을 보면 멈추는가. 무엇에 부러움을 느끼는가. 무엇을 클릭하는가. 무엇을 따라 사고 싶어 하는가. 무엇에 중독되는가.
담배 회사가 니코틴을 팔았다면, 빅테크는 도파민을 팔았습니다.
그러나 이 글의 결론은 SNS를 모두 버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SNS는 있습니다. 정보 전달, 연락, 창작, 사업, 공적 발언을 위해 SNS는 여전히 유용합니다.
다만 인스타그램처럼 인간의 비교 욕구와 인정 욕구를 강하게 자극하는 플랫폼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연결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연결이라는 이름으로 작동하는 비교 기계입니다.
그리고 특히 아이들에게는, 이 기계가 너무 이른 나이에 주어지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 Sean Parker, “Axios interview, 2017,” Axios, 2017.
- Alex Hern, “Former Facebook executive: social media is ripping society apart,” The Guardian, 2017.
- Georgia Wells, Jeff Horwitz, Deepa Seetharaman, “Facebook Knows Instagram Is Toxic for Teen Girls, Company Documents Show,” The Wall Street Journal, 2021.
- Adam Mosseri, “Pausing ‘Instagram Kids’ and Building Parental Supervision Tools,” Instagram, 2021.
- U.S. Surgeon General, “Social Media and Youth Mental Health,” 2023.
- eSafety Commissioner, “Social media age restrictions,” Australian Government.
- UNESCO, “Phone bans in schools are spreading worldwide as policy debate rages,”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