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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 극좌파도 방산 일자리는 원했다


미국 군산복합체와 국방 예산 낭비를 비판해 온 버니 샌더스가 벌링턴의 GE 방산 공장 시위 진압을 주도하고 F-35 전투기의 버몬트 배치를 지지한 모순을 통해 진보 정치가 권력을 잡았을 때 마주하는 현실주의 타협을 비평합니다.

극좌파 버니 샌더스도 방산 일자리는 원했다

군산복합체를 비판해 온 정치인

"버니 샌더스"는 오랫동안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매섭게 비판하며 정치적 성장을 이뤄낸 정치가입니다. 그는 의회 연설과 대중 강연을 통해 거대 방위산업체의 로비력, 비대해진 펜타곤 예산, 무분별한 무기 도입 계약, 그리고 타국의 유혈 분쟁을 통해 유지되는 전쟁 경제가 미국 민주주의의 의사결정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거대한 암적 존재라고 역설해 왔습니다. 그의 정치 언어에서 군산복합체는 월스트리트의 투기 자본, 탐욕스러운 대기업 및 억만장자들과 더불어 서민의 피를 빠는 약탈적 기득권의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반전은 샌더스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텃밭인 버몬트주와 벌링턴시의 실제 행정 책임자 및 의원직을 수행할 때 보여준 행보였습니다. 전국구 정치 무대나 대선 경선에서는 펜타곤 예산 축소를 선동하면서도, 버몬트의 가구 소득과 지방 일자리가 걸린 구체적인 지역 현안에서는 연방 방산 예산과 국방 무기 사업의 유치를 철저히 수호하려 애썼기 때문입니다.

벌링턴의 방산 공장과 시위대 체포 사건

이러한 명분과 실리의 모순은 그의 공직 출발점이었던 1980년대 벌링턴 시장 시절부터 이미 싹트고 있었습니다.

샌더스가 시장으로 취임했던 당시 벌링턴 경제는 레이건 행정부의 거대한 군비 확장 정책(Star Wars 계획 등)으로 흘러 들어온 연방 국방 자금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었습니다. 벌링턴 도심에 위치한 제너럴 일렉트릭(GE) 공장은 지역 서민 수천 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핵심 고용주였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공장의 핵심 생산 품목은 공격용 헬리콥터와 군용 전투기에 장착되는 살상용 벌컨 개틀링 포(Vulcan Gatling gun)였습니다. 1986년 무렵 제너럴 일렉트릭 벌링턴 공장의 국방부 납품 계약은 거의 2배 가까이 폭증하며 지역 경기를 견인했습니다.

문제는 샌더스 시장의 진보 성향 지지자들과 반전 평화운동 진영이 이 무기 생산 공장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반전 단체 회원들은 GE 공장 철문 앞으로 몰려가 철조망을 넘고 살상용 포신에 꽃을 꽂으며 연방 예산 삭감과 방산 공장 폐쇄를 요구하는 과격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당시 샌더스 시장이 택한 선택은 동지들의 반전 시위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수천 개 일자리를 쥐고 있는 제너럴 일렉트릭 경영진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입장에 섰습니다. 샌더스 행정부의 지휘를 받는 벌링턴 경찰은 시위대를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 및 구금했고, 이 과정에서 샌더스 시장의 비서 중 한 명마저 시위에 가담해 체포되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원칙의 언어와 행정의 언어

이 상징적인 사건은 샌더스식 실리 정치를 관통하는 도식적 분열을 보여줍니다. 이념을 앞세운 원칙의 영역에서는 군산복합체가 해체되어야 할 거악이지만, 도시 예산을 주관하는 시장의 영역에서는 방산 공장이 우리 지역의 소중한 밥줄입니다. 원칙의 문법에서는 전쟁 무기 수출이 비도덕적이지만, 지방 행정의 문법에서는 공장의 굴뚝이 매달 걷히는 세수와 안정적 노동 고용을 보장하는 고마운 터전입니다.

이를 한 정치인의 얄팍한 배신으로 치부하기는 쉽지만, 현실의 행정은 그보다 훨씬 다층적입니다. 지방 자치단체장은 고매한 반전 구호를 읊는 평화학자가 아닙니다. 당장 내일 아침 아이들의 분유값을 걱정해야 하는 벌링턴 노동자들의 현실을 무시하고 "평화를 위해 방산 공장을 당장 폐쇄하라"고 선언할 수 있는 행정가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시장에게 제너럴 일렉트릭은 추상적인 펜타곤 카르텔이 아니라, 매일 시장통에서 빵과 우유를 사는 이웃 가구들의 생활비 원천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버니 샌더스라는 정치적 브랜드를 검증하는 잣대가 됩니다. 샌더스의 F-35 딜과 GE 공장 옹호는 좌파 이상주의가 행정 권력과 부딪칠 때 도달하는 필연적인 현실주의 타협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길거리 확성기로는 언제든 제국주의와 군비를 규탄할 수 있지만, 내 지역구 공장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지역 예산 배정에 적신호가 켜지는 순간, 도덕가 또한 보통의 정치 장사꾼과 동일한 협상 방식을 따르게 됩니다.

F-35 전투기 도입과 버몬트 배치 지지

이 영리한 타협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예산이 투입된 F-35 합동타격전투기(Lightning II) 사업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록히드 마틴의 F-35 전투기는 끊임없는 개발 지연, 천문학적 비용 초과, 그리고 수많은 기체 결함으로 인해 미국 내 진보 진영과 납세자 단체들로부터 가장 대표적인 '펜타곤 예산 낭비 사례'로 융단폭격을 맞던 무기 체계였습니다. 평소 샌더스 의원의 정치적 소신을 대입한다면, F-35는 즉각 취소되거나 최소한 전면 중단되어야 할 재앙적 사업이었습니다. 샌더스 또한 전국 단위 연설에서는 록히드 마틴의 로비력과 군사비 과다 지출을 지탄했습니다.

그러나 F-35 전투기의 버몬트주 공군 기지(Burlington Air National Guard Base) 배치가 확정되는 분수령이 오자,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의 소신은 교묘하게 굴절되었습니다. 그는 전투기 사업 자체의 예산 낭비는 안타깝다면서도, "이왕 배치가 결정되어 비행기가 제작되는 현실적 조건이라면, 사우스캐롤라이나 같은 다른 주보다는 우리 버몬트에 배치되어 예산과 고용 효과를 누리는 편이 낫다"는 궤변을 내놓았습니다.

전국적 명분으로는 F-35가 기득권의 세금 도둑이지만, 버몬트 지역구 안에서는 우리 주 방위군 기지의 존립과 수백 명의 안정적 고부가가치 군사 일자리를 보장해 주는 절실한 호재였기 때문입니다.

결론: 보통 정치가로서의 버니 샌더스

자신의 주에 군기지를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고 방산 보조금을 따내는 행위는 미국 연방 정계에서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전통적인 '포크 배럴(Pork Barrel, 지역구 선심성 예산 확보)' 정치 방식입니다. 공화당 의원이든 민주당 의원이든 자기 지역의 군부대 폐쇄를 막고 전투기를 배치받으려 온갖 로비를 벌입니다.

문제는 버니 샌더스 의원 본인이 기성 정당의 '포크 배럴' 정치인들을 가리켜 "자본과 타협한 부패한 기성 정치 카르텔"이라고 비난하며 자신의 도덕적 깨끗함을 포장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자신을 돈으로부터 독립된 순수한 반체제 정치가로 규정했으나, 정작 본인의 텃밭인 버몬트의 표심이 방산 자금과 얽혀 들자 다른 의원들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한 생존 법칙에 복종했습니다.

샌더스의 현실 정치 타협은 그가 성인이 아니며, 결국 버몬트라는 특정 영토의 이익을 대변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선출직 정치가'였음을 말해 줍니다.

멀리 있는 록히드 마틴 본사와 백악관의 전쟁광들을 공격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대단히 매력적이고 비용이 들지 않는 장사입니다. 하지만 그 총구가 내 지지자들의 방산 공장 급여를 겨냥하는 순간, 평화의 사도는 조용히 총구를 돌려 방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경찰을 동원하고 타협안에 서명합니다.

구호는 화려한 반전이었으나, 실제 행정은 차가운 일자리 수호였습니다. 이 모순된 두 얼굴이야말로 버니 샌더스의 현실주의 정치가 보여주는 두 번째 민낯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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