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위대한 예술가입니다.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감독과 제작자로서도 그녀가 남긴 성취는 작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술적 성취와 정치적 일관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한 인물이 노동자, 생활임금, 부자 증세, 환경 보호를 강하게 말해왔다면, 그가 실제로 돈을 쓰고, 세금을 계산하고, 부동산을 처리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 됩니다.
스트라이샌드의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녀가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진보적 정치 발언을 해왔고, 환경운동과 민주당 정치에 참여했으며, 자신의 재단과 제작회사를 통해 실제 경제 행위를 해왔습니다. 따라서 그녀의 사례는 사생활 폭로가 아니라, 진보적 도덕 언어와 실제 자본가적 행동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노동자를 말하면서 제작은 캐나다로 보낸 경우
스트라이샌드는 노동조합, 생활임금, 보통 사람들의 권리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작자의 위치에 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녀가 관여한 Barwood Films의 여러 TV 영화는 미국의 사회적 사건을 다루면서도 실제 촬영은 캐나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The Long Island Incident입니다. 이 작품은 1993년 롱아일랜드 철도 총격 사건을 다룬 미국 TV 영화입니다. 사건의 배경은 뉴욕입니다. 그런데 실제 촬영은 토론토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스트라이샌드는 이 작품의 executive producer였습니다.
Serving in Silence: The Margarethe Cammermeyer Story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작품은 미국 군대 내 동성애자 장교 문제를 다룬 영화입니다. 소재는 미국 군대와 미국의 사회정책입니다. 그러나 촬영지는 밴쿠버였습니다. 이 작품 역시 Barwood Films가 참여했고, 스트라이샌드는 executive producer였습니다.
이것이 불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작자가 비용이 낮고 세제 혜택이 좋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영화 산업에서 흔한 일입니다. 캐나다는 1990년대 이후 미국 영화·TV 제작을 유치하기 위해 세제 혜택과 제작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했고, 이른바 runaway production은 당시 미국 영화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논란이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그 지점입니다. 스트라이샌드가 단순한 제작자라면 이것은 비용 절감 전략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노동자, 생활임금,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말하는 정치적 인물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미국 노동자의 권리를 말하면서, 정작 자신이 통제하는 제작 현장에서는 미국 밖의 더 유리한 제작 환경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때 그녀는 노동자의 대변자가 아니라, 매우 합리적인 자본가로 행동했습니다.
부자 증세를 말하면서 자신의 기부 공제는 최대화한 경우
두 번째 사례는 말리부 Ramirez Canyon 부동산 기부입니다. 스트라이샌드는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습니다. 그녀의 정치적 언어는 분명했습니다. 부자들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고, 세금제도는 더 공정해야 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부담을 더 나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세금 문제가 되면 그녀도 매우 영리하게 행동했습니다. 1993년 스트라이샌드는 말리부의 대규모 Ramirez Canyon 부동산을 Santa Monica Mountains Conservancy에 기부했습니다. 당시 이 부동산은 환경 연구와 보전 교육을 위한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되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훌륭한 환경 기부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평가액이었습니다. 이 부동산은 그보다 낮은 가격에도 팔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기부 시점에는 더 높은 가치로 평가되었습니다. 이 차이는 세금상 의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즉 시장에서는 그 가격에 팔리지 않았던 부동산이, 기부의 순간에는 더 높은 가치로 인정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불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의 공정시장가치는 단순히 마지막 매물가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토지의 희소성, 개발 가능성, 감정평가 방식, 보전 가치 등이 모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부자 증세를 말하는 사람이 자기 부동산 기부에서는 가능한 한 높은 평가액을 통해 세금상 이익을 얻으려 했다면, 독자는 당연히 질문할 수 있습니다.
“부자들은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말과 “내 기부 자산은 최대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태도는 논리적으로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덕적으로는 불편한 조합입니다. 전자는 공적 언어이고, 후자는 사적 계산입니다.
환경을 말하면서 남겨진 정화조 문제
Ramirez Canyon 기부는 또 다른 면에서도 흥미롭습니다. 스트라이샌드는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그녀는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고, 환경단체와 기후 연구를 후원했습니다. 그녀의 언어는 늘 강했습니다. 지구를 보호해야 하고, 더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며, 자연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가 환경보호 명목으로 기부한 Ramirez Canyon 부동산은 이후 정화조와 폐수처리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해당 부지에는 오래된 정화조와 leachfield 문제가 있었고, 일부 시설은 폐쇄되어야 했으며, 새로운 폐수처리 시스템과 재활용수 처리 시스템이 요구되었습니다. 기존 정화조 시스템은 하천 오염의 잠재적 원인으로 의심되었습니다.
이것은 스트라이샌드가 환경오염을 의도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부의 이미지를 다시 보게 만듭니다. 환경보호를 말하며 기부한 부동산이 실제로는 상당한 정화조 개선과 수질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다면, 그 기부를 순수한 환경 선행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구나 이 기부는 세금상 이익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환경보호라는 공적 언어, 부동산 기부라는 세금 전략, 그리고 뒤따라 나온 수질·정화조 문제가 한 장면 안에 겹쳐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지점에서 부유한 진보주의자의 도덕 언어는 불편해집니다.
기부했지만 유지비는 남겨두지 않은 경우
Ramirez Canyon 부동산에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스트라이샌드는 이 부동산을 기부했지만, 그 부동산을 유지할 기금까지 함께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보도에 따르면 이 부동산은 유지비가 상당했고, 보전기관은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이 장소를 회의, 행사, 촬영, 결혼식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것도 불법은 아닙니다. 기부자가 반드시 유지비까지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정치적·도덕적 평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거대한 저택과 부지를 환경보호 명목으로 기부하고, 그에 따른 세금상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 그 부동산을 실제로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어디로 갔는지도 물어야 합니다.
기부는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그러나 기부가 항상 순수한 희생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때로 기부는 처분하기 어려운 자산을 넘기는 방식이 될 수 있고, 세금상 이익을 얻는 방식이 될 수 있으며, 유지관리 부담을 다른 기관에 이전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Ramirez Canyon 사례는 바로 그 모호한 지점에 놓여 있습니다.
석유·가스 세금 피난처에 끌린 환경주의자
더 오래된 사례도 있습니다. Home-Stake Production Company 사건입니다. Home-Stake는 오클라호마 털사의 석유·가스 개발 및 세금 피난처 투자로 홍보되었지만, 나중에는 거대한 Ponzi 사기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에는 많은 할리우드 유명인들이 투자자로 등장했고, 스트라이샌드도 그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점은 스트라이샌드가 사기꾼이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녀는 가해자라기보다 피해자 쪽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부자 증세를 말하고, 환경보호를 말하고, 화석연료 산업을 비판하는 유명 인사도 자신의 돈을 굴릴 때는 석유·가스 세금 피난처라는 구조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역시 불법 행위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위선은 반드시 불법에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위선은 대개 합법과 절세와 투자 기회의 경계에서 생깁니다. 공적으로는 더 많은 세금, 더 강한 환경규제, 더 높은 사회적 책임을 말하면서, 사적으로는 세금 피난처, 높은 감정가, 제작비 절감, 부동산 가치 극대화를 선택할 때 생깁니다.
위선의 핵심은 불법이 아니라 이중 기준입니다
이 사례들을 볼 때 중요한 것은 “불법이었는가”가 아닙니다. 캐나다에서 촬영하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부동산 기부에서 높은 감정가를 주장하는 것도 그 자체로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오래된 부동산에 정화조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세금 피난처 투자에 참여했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해서 그 자체로 가해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위선은 반드시 불법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위선은 대개 합법적인 선택 속에서 드러납니다. 남에게는 고상한 원칙을 요구하면서, 자신에게는 시장 논리와 세금 전략과 사적 이익을 최대한 적용할 때 생깁니다.
스트라이샌드의 사례는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녀는 노동자와 생활임금을 말했지만, 제작자로서는 캐나다 촬영의 경제적 이점을 활용했습니다. 그녀는 부자 증세를 말했지만, 자신의 부동산 기부에서는 높은 평가액을 통해 세금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활용했습니다. 그녀는 환경보호를 말했지만, 환경보호 명목으로 기부한 부동산은 이후 정화조와 수질 관리 문제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한때는 석유·가스 세금 피난처 투자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모든 사례의 공통점은 불법이 아닙니다. 공통점은 이중 기준입니다. 남에게는 도덕을 요구하고, 사회에는 더 높은 부담을 요구하지만, 자신의 돈과 재산과 사업 앞에서는 시장의 논리와 절세의 기술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말은 공동체의 언어이고, 행동은 자본가의 언어입니다.
그런 점에서 스트라이샌드는 특별한 악인이 아니라, 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비판하던 자본가들과 매우 비슷하게 행동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녀는 그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을 노동자와 약자와 환경의 편에 선 사람으로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비판의 핵심입니다.
참고자료
Levin, Myron. “Value of Streisand Land Gift Unclear: Malibu: A Parcel That Went Unsold for $11.9 Million Is Said to Be Worth $15 Million. The Discrepancy May Have Tax Implications.” Los Angeles Times, April 6, 1994. https://www.latimes.com/archives/la-xpm-1994-04-06-me-42626-stor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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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in, Myron. “Streisand Center Puts a High Price on Conservancy.” Los Angeles Times, May 16, 1998. https://www.latimes.com/archives/la-xpm-1998-may-16-me-50242-stor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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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ving in Silence: The Margarethe Cammermeyer Story.” Variety, February 5, 1995. https://variety.com/1995/film/reviews/serving-in-silence-the-margarethe-cammermeyer-story-1200440815/
“The Long Island Incident.” Variety, 1998. https://variety.com/1998/tv/reviews/the-long-island-incident-1200453803/
“Money for Nothing.” The Washington Post, June 2, 1996. https://www.washingtonpost.com/archive/opinions/1996/06/02/money-for-nothing/6afd950d-0de5-4d10-9869-a12dd83f3119/
“Serving in Silence: The Margarethe Cammermeyer Story.” IMDb. https://www.imdb.com/title/tt0114395/
“Serving in Silence: The Margarethe Cammermeyer Story.” The Peabody Awards. https://peabodyawards.com/award-profile/serving-in-silence-the-margarethe-cammermeyer-story/
“It’s No Graceland, but Streisand Estate Has Its High Points.” Los Angeles Times, May 30, 1998. https://www.latimes.com/archives/la-xpm-1998-may-30-me-54745-story.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