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천 교수의 길고양이 발언이 이상한 이유
최근 길고양이 문제를 둘러싸고 유튜버 새덕후와 최재천 교수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새덕후는 「고양이, 이젠 결단을 내려야합니다」에서 한국에 사람의 보호를 받지 않고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지나치게 많고, 이 고양이들이 야생의 새와 소형동물을 잡아먹고 있으니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먹이를 공급하면서 고양이 개체수가 자연적으로 조절되지 않는 상황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에 대해 최재천 교수는 「캣맘 금지법? 캣맘, 고양이, 새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에서 고양이가 새를 입에 물고 가는 모습을 봤다고 해서 고양이 때문에 새가 줄었다고 결론 내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충분한 학술 연구가 없으며, 호주 등 외국의 연구 결과를 그대로 한국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연생태계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제대로 연구한 뒤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뜻 들으면 매우 신중하고 과학적인 말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이 말에는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고양이가 새를 죽였다는 사실은 별것 아닌가
새덕후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가설이 아닙니다. 실제로 고양이가 야생의 새를 잡아먹고 있으며, 그것도 한두 번 우연히 목격한 것이 아니라 야생조류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반복해서 확인된 현상입니다. 여기에 대해 그 때문에 새의 전체 개체수가 감소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받아치는 것은 논점을 바꾸는 것입니다.
고양이가 야생동물을 죽이고 있다는 것은 피해의 존재에 관한 문제이고, 그 때문에 특정 새의 전체 개체수가 몇 퍼센트 감소했는가는 피해의 규모에 관한 문제입니다. 피해 규모를 정확히 계산하지 못했다고 해서 피해가 없는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지역의 도로에서 고라니가 계속 자동차에 치여 죽고 있을 때, 이것이 전국 고라니 개체수 감소의 몇 퍼센트를 설명하는지 계산하지 못했다고 해서 로드킬 방지 대책을 세울 근거가 없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생태학에서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이것은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집고양이(Felis catus)가 야생동물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은 새덕후가 처음 주장한 것도 아닙니다. 2023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전 세계 연구를 보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집고양이가 먹거나 사체를 섭취한 것으로 확인된 동물은 2,084종이며, 그중 347종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서 준위협 이상의 보전 우려종이고 조류는 981종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대규모 추정 연구가 축적돼 왔습니다. 2013년 Nature Communications 연구에서는 자유생활 고양이가 미국에서 해마다 약 13억40억 마리의 새와 63억223억 마리의 포유류를 죽이는 것으로 추산했으며, 특히 주인이 없는 고양이의 기여가 컸습니다.
물론 이런 숫자의 정확한 범위에는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고양이가 생태계에 상당한 포식압을 준다는 사실 자체를 다시 원점에서 검증해야 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최재천 교수는 해외 연구는 한국에서 수행된 연구가 아니므로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논리를 폅니다. 고양이가 호주에서는 새를 잡지만 한국에서는 갑자기 포식 행동을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한국에서도 실제 현장에서 고양이의 포식은 반복해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해외의 생태학적 지식과 국내의 직접 관찰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데도 국내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판단을 유보한다면, 도대체 어느 수준의 증거가 더 필요한지 묻게 됩니다.
더 이상한 것은 사람이 고양이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야생 포식자와 달리 길고양이에게는 사람이 먹이를 준다는 사실입니다. 야생에서는 먹잇감이 줄어들면 살아남는 포식자가 줄고 번식도 감소하는 자연적인 피드백이 작동하지만, 길고양이는 야생의 새와 들쥐가 감소하더라도 사람이 주는 사료를 먹으며 살아가면서 사냥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보조급식이 포식자의 자연적 개체수 조절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이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자유생활 고양이를 조사한 2022년 연구에서는 보조 먹이가 풍부한 곳일수록 포식 사건이 많았고, 숲 가장자리에 가까울수록 토착종을 잡을 확률도 높았습니다. 일본 도쿠노시마섬 연구에서도 고양이는 주로 인간이 제공한 자원에 의존하면서 숲의 고유종과 멸종위기종을 함께 포식했습니다. 이는 인간의 먹이가 고양이 개체군을 떠받치고, 그렇게 유지된 포식자가 야생동물 서식지로 들어가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생태계의 개체수 조절은 모든 동물이 적당히 먹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먹잇감이 부족해지면 포식자는 굶어 죽거나 번식에 실패하고, 먹잇감이 풍부하면 피식동물은 더 많이 잡아먹힙니다. 냉혹하게 말하면 포식자는 굶어 죽고 피식동물은 잡아먹혀 죽는 과정을 통해 개체수가 조절되는 것이 자연의 기본적인 피드백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길고양이에게 계속 먹이를 주면 이 피드백이 끊어집니다. 주변의 야생 먹잇감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수의 고양이가 인간의 사료를 통해 살아남고 번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늘어난 고양이도 포식 행동을 계속하므로, 야생동물은 자연 상태보다 많은 포식자에게 노출됩니다.
더 큰 문제는 급식이 영원히 안정적으로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먹이를 주던 사람이 떠나거나 공급량이 줄면, 이미 높아진 고양이 개체군을 그 지역의 자연 먹이만으로는 부양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고양이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개체수가 다시 줄어들기 전까지 살아남으려는 고양이의 사냥은 계속되고, 그 과정에서 새와 소형 포유류, 파충류가 희생됩니다.
결국 먹이를 주어 고양이 수를 늘리면서 개체수는 조절하지 않는 방식은 고양이에게도 자비롭지 않고 야생동물에게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당장은 사료 한 그릇으로 고양이를 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연이 감당할 수 없는 포식자 개체군을 만든 뒤 고양이는 굶주림으로, 다른 동물은 포식으로 죽게 하는 구조를 고착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생명을 살리는 정책이라기보다 죽음의 시점과 대상을 뒤로 미루는 정책에 가깝습니다.
집고양이는 인간과 함께 세계 각지로 퍼진 가축화 동물입니다. 대부분의 집고양이와 길고양이 개체군은 인간의 거주지와 그 주변에서 음식과 은신처를 공급받으며 유지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인간이 유지하는 포식자가 공원·하천·산림·섬 같은 야생동물 서식지까지 들어가 포식압을 가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길고양이 생태계는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가 아니라 사람이 만든 생태계입니다. 사람이 고양이를 그곳에 계속 살 수 있게 만들어 놓았고, 그 결과 야생동물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를 관리하려 할 때만 자연생태계는 복잡하므로 인간이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적용한다면 앞뒤가 뒤집힙니다.
이미 캣맘의 급식도, TNR도, 고양이가 야생에서 높은 밀도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먹이를 공급하는 일도 모두 인간의 개입입니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자연이고 고양이 개체수를 줄이는 것만 인위적 개입인 것은 아닙니다.
왜 고양이의 죽음만 그렇게 무겁게 다루는가
여기서 왜 고양이 한 마리를 죽이는 문제에는 엄격한 윤리적 기준을 적용하면서 고양이에게 죽는 새와 포유류, 파충류의 죽음에는 무관심한가라는 불편한 질문이 생깁니다. 길고양이를 살처분하는 장면은 끔찍하게 느끼면서도 고양이가 새를 붙잡고 죽이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정말 생명을 동등하게 바라보는 태도인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인간이 좋아하는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을 다르게 취급하는 종 편향은 아닌지 물어야 합니다.
고양이는 사람에게 친숙하고 눈이 크며 애교를 부리는 데다 이름을 붙여주기도 쉽습니다. 반면 이름 없는 참새 한 마리, 도마뱀 한 마리, 들쥐 한 마리의 죽음은 사람들의 감정을 크게 자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태학자라면 적어도 이런 인간의 정서적 편향에서 한 발 떨어져 있어야 하므로, 최재천 교수의 이번 판단이 생태학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고양이에 대한 인간의 특별한 감정에서 출발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물론 그의 속마음을 알 수 없으므로 고양이를 좋아해서 이런 말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고양이 개체의 생존에는 높은 윤리적 기준을 적용하면서, 고양이에게 반복적으로 죽는 야생동물의 피해에는 훨씬 높은 입증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비대칭은 설명될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은 복잡하다는 말은 만능 면죄부가 아닙니다
최재천 교수의 발언에서 특히 불편한 대목은 자연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취지의 말입니다. 물론 자연은 복잡하지만, 그 복잡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며 복잡하다는 말이 아무 판단도 하지 않을 이유가 될 수도 없습니다. 과학에서 모든 인과관계를 완벽하게 증명한 뒤 행동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환경과 생태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외래 포식자가 토착 야생동물을 반복적으로 잡아먹는 것이 확인됐다면 피해를 먼저 줄이면서 동시에 연구하면 됩니다. 특히 멸종위기종이나 번식지처럼 피해를 되돌릴 수 없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조금 더 연구해 보자고 말하는 동안 죽는 동물은 연구가 끝난 뒤 살아 돌아오지 않습니다.
더구나 새덕후의 주장을 전국의 모든 고양이를 당장 죽이자는 주장으로 환원할 수도 없습니다. 문제의 출발점은 무분별한 야외 급식을 제한하고, 현재의 TNR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자유생활 고양이 개체수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자는 것입니다. 급식을 제한하는 것조차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면, 야생동물의 서식지에서 외래 포식자에게 지속적으로 사료를 공급해야 한다는 쪽에는 어떤 생태학적 근거가 있는지 오히려 되물어야 합니다.
최재천 교수는 과거 4대강 사업도 강한 언어로 비판했습니다. 보의 위치와 준설 규모, 수질 변화, 생물다양성 영향 등 사업의 구체적인 문제점은 당연히 검토해야 하지만, 생태학이 모든 적극적인 환경 관리에 브레이크를 거는 언어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강과 외래종, 도시 생태계는 모두 관리가 필요하며, 사람 때문에 망가진 생태계는 사람의 개입으로 회복시켜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연의 복잡성, 지식의 한계, 개입의 위험을 강조하는 말은 언제나 어느 정도 옳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정책에도 붙일 수 있는 위험한 언어가 되기도 합니다.
정책은 결국 선택해야 합니다. 길고양이를 관리하는 것도 선택이고 관리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며, 급식을 제한하는 것도 선택이고 계속 급식하도록 허용하는 것도 선택입니다.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고 해서 인간이 선택과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새덕후의 관찰이 중요합니다
새덕후는 학술논문만 읽은 것이 아니라 현장에 나가 새를 관찰했고, 그 새들이 고양이에게 죽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은 결코 하찮은 증거가 아닙니다. 과학은 원래 관찰에서 시작하며, 관찰된 현상이 기존의 생태학적 지식과 일치한다면 그다음 질문은 이런 일이 정말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피해가 얼마나 크고, 어디에서 특히 심각하며, 어떻게 줄일 것인가여야 합니다.
그런데 최재천 교수의 주장은 이 논쟁을 다시 첫 단계로 끌고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국에서 연구가 부족하다면 연구하면 되지만, 동시에 이미 확인된 피해도 줄여야 합니다. 그것이 오히려 상식적인 생태학의 태도입니다.
고양이가 나쁜 동물이어서가 아닙니다. 고양이는 그저 고양이답게 행동할 뿐이며, 문제를 만든 것은 고양이를 키우다 버린 사람, 중성화하지 않은 사람, 야생동물 서식지까지 따라가 사료를 공급하는 사람, 그리고 그 결과를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따라서 해결해야 할 책임도 사람에게 있습니다. 생태학자가 그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이야기하기는커녕 자연은 복잡하다는 말로 문제를 흐리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고, 그 생태학자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생태학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관련 영상 및 자료
- 새덕후, 유튜브 공식 채널.
- 새덕후, 「고양이, 이젠 결단을 내려야합니다」, YouTube, 2026.
- 새덕후,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에게」, YouTube, 2023.
- 최재천의 아마존, 「캣맘 금지법? 캣맘, 고양이, 새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 YouTube, 2026.
- SBS 뉴스, 「성역 되어버린 길고양이 실체…살처분 빼고는 답이 없습니다」, 2026.
참고문헌
- Ottoni, Claudio, et al. “The palaeogenetics of cat dispersal in the ancient world.” Nature Ecology & Evolution 1, 0139 (2017).
- Loss, Scott R., Tom Will, and Peter P. Marra. “The impact of free-ranging domestic cats on wildlife of the United States.” Nature Communications 4, 1396 (2013).
- Lepczyk, Christopher A., et al. “A global synthesis and assessment of free-ranging domestic cat diet.” Nature Communications 14, 7809 (2023).
- Herrera, Daniel J., et al. “Prey selection and predation behavior of free-roaming domestic cats (Felis catus) in an urban ecosystem: Implications for urban cat management.” Biological Conservation 268, 109503 (2022).
- Maeda, Takuma, et al. “Predation on endangered species by human-subsidized domestic cats on Tokunoshima Island.” Scientific Reports 9, 16200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