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보수주의는 이기심을 정당화하기 위한 철학인가?


조셉 히스(Joseph Heath) 교수의 'The Conservative Exception'을 화두로, 보수주의를 이기심과 기득권 옹호라는 동기로만 격하해 설명하려는 리버럴 분석의 한계와 그 철학적 본질을 탐구합니다.

보수주의는 이기심을 정당화하기 위한 철학인가?

캐나다의 정치철학자 Joseph Heath는 「The Conservative Exception」이라는 글을 흥미로운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먼저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유명한 말을 인용합니다.

"현대 보수주의는 이기심을 정당화하기 위한 더 우월한 도덕적 근거를 찾는 작업이다."

그리고 자신 역시 여러 차례 그런 의심을 품은 적이 있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러한 해석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그런 해석은 자유주의자들에게 지나치게 자기만족적인 도덕적 우월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자신의 신념을 그런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을 진심으로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은 정치적 논쟁에서 자주 나타나는 중요한 문제를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하기보다 상대방의 동기를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수주의자가 왜 복지를 반대하는지, 왜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왜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경계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가장 손쉬운 답은 "결국 자기 이익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진보주의자들은 보수주의를 그렇게 이해합니다. 보수주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정치적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보수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이라기보다 보수주의를 설명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보수주의 전통의 주요 사상가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이기심의 표현이라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인간 이성의 한계를 강조했습니다. 인간은 사회 전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으며,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온 제도와 관습에는 개인이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경험과 지혜가 축적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사회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려는 시도보다 점진적인 변화와 신중한 개혁을 선호했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단순한 자기 이익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철학적 관점의 차이입니다.

만약 어떤 보수주의자가 진보주의를 두고 "진보주의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신념일 뿐입니다"라고 말한다면 대부분의 진보주의자들은 강하게 반발할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단순한 심리적 결함이나 개인적 욕망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철학적 신념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기준은 보수주의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사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동기를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Joseph Heath의 글이 이러한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면서도 결국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입니다. 그는 글의 서두에서 보수주의를 단순한 이기심으로 환원하는 것이 지나치게 자기만족적인 해석일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글 전체에서는 결국 보수주의를 제한된 공감, 자기 이익, 또는 심리적 성향의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시도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등장합니다.

보수주의는 정말 이기심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상일까요?

아니면 인간과 사회에 대한 독립적인 철학적 관점일까요?

보수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보수주의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먼저 보수주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한 다음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상대방의 사상을 비판하는 것과 상대방의 동기를 추측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그리고 정치적 대화가 어려워지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서로의 세계관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서로의 심리적 동기를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Joseph Heath의 글은 또 하나의 질문을 남깁니다.

과연 진보는 보수를 독립적인 세계관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여전히 보수를 설명해야 할 심리적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까?

참고문헌

  1. Heath, Joseph. “The Conservative Exception.” In Due Course, June 30, 2014.
  2. Burke, Edmund. Reflections on the Revolution in France. Edited by L. G. Mitchell.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9.
  3. Oakeshott, Michael. “On Being Conservative.” In Rationalism in Politics and Other Essays. Indianapolis: Liberty Fund, 1991.
  4. Scruton, Roger. How to Be a Conservative. London: Bloomsbury, 2014.
  5. Haidt, Jonathan. The Righteous Mind: Why Good People Are Divided by Politics and Religion. New York: Pantheon Book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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