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Woke 1 was crazy: 틀린 것이 아니라 틀릴 수 없었던 것이 문제다


“Woke 1 was crazy”라는 고백 이면의 문제, 도덕적 절대성과 열린사회의 오류가능성에 대해 고찰합니다.

Woke 1 was crazy: 틀린 것이 아니라 틀릴 수 없었던 것이 문제다

Woke 1 was crazy: 틀린 것이 아니라 틀릴 수 없었던 것이 문제다

요즘 미국 정치에서 재미있는 표현 하나가 등장했습니다.

“Woke 1 was crazy.”

우리말로 옮기면 대략 “1차 워크는 미쳤었지” 정도입니다.

이 말을 처음 유행시킨 사람은 뉴욕시의원 치 오세(Chi Ossé)입니다. 2021년 그가 “다음 뉴욕시의회 의장은 시스젠더 백인 남성이어서는 안 된다”고 썼던 과거 트윗이 다시 등장하자, 2026년 5월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Woke 1 was crazyyyy.”

그때 우리가 좀 미쳤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인터넷 농담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표현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AOC)가 받아들이면서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2026년 8월 9일 ABC 《This Week》에 출연한 AOC는 위스콘신 주지사 후보 프란체스카 홍(Francesca Hong)의 과거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홍은 2020년 무렵 경찰과 교도소 폐지, 추수감사절 취소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AOC는 홍이 지금은 당시의 입장에서 상당 부분 물러났다고 설명하면서 오세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Woke 1 was crazy.”

그리고 웃었습니다.

AOC의 설명은 대략 이렇습니다. 코로나 봉쇄와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겹치면서 사회 전체가 크게 흔들리던 시기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평소라면 생각하기 어려웠던 여러 정책까지 자유롭게 논의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사용했던 수사와 지금 사용하는 수사는 다를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바뀔 수 있습니다. 오히려 생각이 바뀌지 않는 사람이 더 이상합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그때 그것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었습니다

2020년을 전후한 워크 운동을 지금 돌아보면 기묘한 점이 있습니다.

당시 많은 주장은 “한번 검토해 봅시다”라는 식으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 경찰 예산을 없애야 한다.
  • 경찰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
  • 감옥을 폐지해야 한다.
  • 인종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대해야 한다.
  • 특정 집단의 발언에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물론 이 모든 주장에 모든 진보주의자가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워크라는 말 자체도 너무 넓게 사용되었기 때문에 하나의 사상으로 묶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문화에서 분명히 나타났던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주장들은 토론해야 할 정치적 의견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옳은 명제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래서 반대하기 어려웠습니다.

반대하면 단순히 “당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종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었고, 성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었고, 트랜스포비아가 될 수 있었으며, 무엇인가를 ‘혐오하는 사람’으로 규정될 수 있었습니다.

논쟁의 구조가 바뀐 것입니다. 옳은 주장 대 틀린 주장이 아니라, 선한 사람 대 나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차이는 매우 큽니다.


틀린 것이 문제가 아니라, 틀릴 수 없었던 것이 문제입니다

나는 사람이 잘못된 주장을 했다는 것 자체를 크게 문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틀립니다. 학자도 틀리고 정치인도 틀립니다. 과학도 틀립니다.

우리가 과학을 신뢰하는 이유 역시 과학자가 항상 옳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체계이기 때문에 과학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정치도 그래야 합니다.

  • “경찰 예산을 줄이면 범죄가 어떻게 변할까?” $\rightarrow$ 검증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 “인종을 고려한 정책이 실제 차별을 감소시키는가?” $\rightarrow$ 경험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결과가 좋으면 유지하면 되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수정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도덕적 절대성이 붙는 순간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차별이다.”

이렇게 되는 순간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여기에 워크 운동의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정 정책이 틀렸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틀릴 가능성을 너무 쉽게 닫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때 좀 미쳤었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Woke 1 was crazy”라는 표현을 들으며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습니다.

지금 와서 과거를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반대했던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말했습니다.

  • 경찰을 없애는 것은 현실적인 정책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 사람을 인종에 따라 다시 분류하는 것이 진보인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 성별이나 인종 때문에 어떤 사람이 특정 직책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결국 또 다른 차별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공격받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뒤 운동의 중심에 있던 사람들이 나타나서 말합니다.

“그때는 좀 미쳤었지.”

그러면 끝나는 것일까요?

조 로건(Joe Rogan)이 최근 이 문제를 정확히 찔렀습니다. 민주당이 정말 Woke 1.0이 지나쳤다고 생각한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자기반성이라기보다 정치적 거리두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입니다.

Axios 역시 AOC의 최근 움직임을 단순한 철학적 변화가 아니라 2028년을 앞두고 과거의 정치적 부담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시각에서 분석했습니다.

물론 반대쪽의 주장도 있습니다.

가디언의 네스린 말릭(Nesrine Malik)은 ‘Woke 1.0이 미쳤다’는 서술 자체에 반대합니다. 인종차별, 성차별, 경찰 폭력과 같은 실제 문제가 있었고, 워크 운동의 일부 과잉만을 가지고 전체 사회운동을 실패한 광기로 묘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이 지적도 일리가 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제기된 모든 문제가 허구였던 것은 아닙니다. 미국 사회의 인종 문제도 실제이고 경찰 제도에 문제가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문제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모든 방법이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 구분이 당시에는 너무 자주 사라졌습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Woke 2가 아닙니다

요즘에는 농담처럼 ‘Woke 1’이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Woke 2’라는 표현까지 따라옵니다.

나는 Woke 2가 무엇인지 별로 궁금하지 않습니다. 더 궁금한 것은 다른 것입니다.

  1.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짧은 시간에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도덕적 확신으로 바꾸었는가.
  2. 왜 반대 의견을 틀린 의견이 아니라 나쁜 사람의 의견으로 취급했는가.
  3.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 없이 정책 몇 개를 수정하고 표현을 조금 부드럽게 만드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오늘은 “경찰 폐지”가 절대적인 정의이고 내일은 그것이 시대착오적인 구호라고 말한다면,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단순히 어느 쪽이 맞느냐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확신했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다음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내용만 달라질 뿐입니다.


민주주의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합니다

칼 포퍼(Karl Popper)가 강조했던 열린사회의 중요한 원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우리는 틀릴 수 있습니다.

보수주의자도 틀릴 수 있고 진보주의자도 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말하게 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증거를 제시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정책을 시행했다면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자신이 진리를 알고 있으며, 반대하는 사람은 무지하거나 악하기 때문에 대화할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열린사회는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나는 Woke 1의 가장 큰 실패가 경찰 예산이나 DEI나 특정 젠더 정책에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아주 단순한 가능성을 너무 쉽게 버렸습니다.

그래서 “Woke 1 was crazy”라는 말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필요한 말은 아마 이것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우리는 틀렸을 수 있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Woke 1은 과거가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Woke 2는 단지 이름만 바뀐 Woke 1일지도 모릅니다.


관련 자료

관련 태그:
← 첫 화면으로전체 사색 아카이브